2nd STUDIO
서문시안미술관2019. 9. 19.
Prologue
숫자 ‘2’가 가지는 상징성은 다양하다. 문화나 종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기도 하지만 보편적으로 볼 수 있는 공통점은 ‘분화’ 혹은 ‘다양성’이다. ‘1’ 혹은 ‘하나’가 상징하는 완전함이나 유일무이와 같은 의미와는 다르게 ‘2’는 주체와 객체, 분리와 결합, 협력과 대립 등 이원론적 의미를 상징한다. 다시 말해 숫자 ‘2’는 어떤 대상에 대해 단안하기 어렵기에 무한히 시도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한다. 예술에 있어 ‘가능성’은 매우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해왔다. 사진이 발명된 19세기 이후부터 예술계는 커다란 변화를 맞이했다. 작가의 역할을 사진이 대신했기에 작가들은 예술의 다른 ‘가능성’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의 모색으로 형과 색을 제거하고 기성품을 이용하며 작가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예술의 가능성을 찾아오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날의 작가들 역시 같은 고민을 가지고 다양한 방법으로 예술적 실험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 《2nd STUDIO》는 이와 같은 어떤 예술적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기획되었다. 전시에 참여하는 김민지, 김조은, 박예지나, 이다겸, 이미성, 윤현미, 채온, 황해연 작가는 다양한 지역에서 각자의 장르와 주제를 가지고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들이다. 서로 다른 작가들이 영천이라는 도시에서 결합하고 다시 분리되는(협업과 경쟁을 통해) 과정들은 서로에게 어떠한 방식으로든 영향을 주고받게 된다. 이러한 작업적 혹은 관계적 영향은 전시공간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직사각형 구조의 공간에서 작품들은 각자 주체적 이야기를 뱉기도 하고, 객체로서 돕기도 하며 《2nd STUDIO》만의 이미지를 구성한다.
여기에 더해 전시가 이뤄지는 공간도 세컨드 스튜디오2ndstudio로 설정되었다. 시안미술관의 본관이 아닌 별관으로 전시공간을 설정한 것은 공간의 ‘분화’를 통해 다른 가능성으로의 기회를 탐색하고자 함으로 보인다. 시안미술관의 본관은 알려진 대로 폐교된 초등학교의 구성을 최대한 살려 리노베이션한 공간이다. 이에 반해 별관은 미술관이라는 쓰임에 맞게 새롭게 제작된 공간으로서 전시 공간이 가지는 기본적 요소들을 제공한다. 일견 기존의 ‘화이트 큐브’와 같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시안미술관에서의 별관은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읽힌다. 본관이 가지는 특수성으로 인해 제공되지 못한 측면을 다른 방식으로 실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작가들에게도 시안미술관의 별관은 세컨드 포지션2ndposition으로 자리한다. 작가들은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고 기본적으로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에서 작품 제작과 전시를 진행한다. 하지만 시안미술관의 별관을 두 번째 스튜디오로 설정하고 전시를 구성한 것 역시 앞서 얘기한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위한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즉, 작가와 시안미술관이 각자의 세컨드 스튜디오라는 공간에서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보다 많은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초석의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공간의 예술적 가용성을 넓혀 작가에게 제작과 전시를 통한 작업의 확장으로 연결 짓게 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영천이라는 지역의 미술 시장은 그리 큰 편은 아니다. 그러나 시안미술관 그리고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라는 기관과 기관과의 협업은 여러 가지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먼저 많은 작가들이 영천이라는 도시에 관심을 가지게 하고 올 수 있게 하는 동기가 되며 이를 통해 지역의 예술을 더욱 풍부하게 함과 더불어 관객들에게 다채로운 전시를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담론 형성과 지역 예술의 정체성 확보 등 여러 방향의 에너지들이 모여 긍정적 시너지를 만들어내게 된다. 이렇듯 《2nd STUDIO》는 작가와 작가, 공간과 공간, 기관과 기관 간의 ‘관계맺음'이라는 메인 테마를 통해 무한한 잠재력을 수면 위로 끌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