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EA

평론차민하2024. 6. 19.

area

오늘날 우리의 생활방식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과 다양한 이슈들로 크게 달라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사람들은 집이라는 공간에서 더 많은 시간을 가지게 되었고 그 의미를 사유하게 되었다. 집의 역할은 단순한 생활 공간 그리고 휴식하는 공간에서 일도 하는 공간, 때로는 사회적 교류가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변화시켰다. 팬데믹 기간 동안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보편화되면서, 사람들은 집 안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야 했다. 집 안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하면서도 개인적인 시간과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이와 같은 변화는 집이라는 공간을 보다 복잡하고 다층적으로 만들게 되었다. 이제 우리는 집에서 일하고, 쉬고, 운동하고, 사회적 활동을 하는 등 이 모든 것을 하나의 공간, 집에서 해결하게 된 시대에 살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집을 구성하는 개별적 요소인 ‘방’은 개인의 정체성과 자아를 반영하는 공간으로 변모하게 되었다. 자신의 취향과 스타일을 반영하여 꾸민 방은 개인의 내면을 드러내는 창구가 되었고, 이는 물리적 공간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동시에 외부 세계와의 경계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 들어 TV에서 방영하는 프로그램들 중 ‘집’을 매개로 ‘생활’을 보여주는 형식의 프로그램이 많은 이유도 이러한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겠다. 이제 집 혹은 방은 한 개인의 ‘area’로 설정되면서도 또 다른 페르소나를 지니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area’는 사전적으로 어떤 공간이나 영역을 의미한다. 그러나 앞서 서술한 내용과 같이 차민하 작가의 작품에서 ‘area’는 단순한 물리적 공간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는데, 개인의 내면과 외부 세계가 교차하는 지점, 다양한 감정과 생각이 표현되는 무대로서의 역할을 한다. 그리고 차민하는 친숙한 공간인 ‘방’을 ‘area’로 설정하고, 이와 같은 공간을 통해 내면의 복잡한 감정과 생각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상징적 장소로 사용한다. 방은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마음의 복잡함과 다층적 의미를 담고 있는 상징적인 장소이다. 즉, 방은 '나' 혹은 '주체'를 상징하고, 방의 외부는 '타인'이나 '객체' 등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차민하가 방을 소재로 작업을 하기 시작한 것은 마음이 복잡한 사람들은 방 또한 어지럽게 되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나서라고 말한다. 즉 외부에서의 스트레스나 여러 외적인 요소들이 개인의 삶의 경계를 모호하게 할 때, 방은 어지럽고 복잡해지며, 반대로 심적으로라도 무언가와의 경계를 확실히 한다면 방은 정리된다는 것을 여러 차례 체험한 것이다. 그래서 초기 작품에는 ‘어지러운 방’, ‘정돈된 방’ 등이 주로 나왔는데, 최근에는 ‘상상이 가득한 방’이 등장한다. ‘어지러운 방’이 내면의 혼란과 복잡함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정돈된 방’이 자신의 공간에서 오롯이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을 찾는 과정을 표현한 것이라면, 다양한 요소가 등장하는 방은 무엇을 나타낼까.

등장인물이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찬 방에서의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유령이 나타나 가위를 눌리는 듯한 작품도 있고, 방 안이 자연으로 가득 차 있는 그림, 비현실적인 요소들이 가득한 그림도 있다. 이러한 작품들은 방이 곧 자신(주체)의 마음을 상징하며, 그 마음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공간임을 나타낸다. 정리하자면, 차민하 작가는 방(area)을 통해 각기 다른 혹은 다양한 형태의 내면 상태와 감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각 방은 등장인물(현대인)의 감정과 생각을 자유롭게 드러내는 무대로, 혼란스러움, 안정감, 상상력, 두려움 등 다양한 감정 상태를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찬 방은 등장인물의 행복과 만족감을 표현하며, 이는 자신만의 공간에서 느끼는 안락함과 개인적인 취향의 중요성을 반영하고 있을 것이다. 반면, 유령이 나타나 가위를 누르는 듯한 장면은 불안과 두려움을 상징한다. 어쩌면 작가 개인의 일상적이고 평범한 경험이 반영된 것일 수 있겠으나, 작가의 전체적인 맥락으로 본다면, 현대인의 정신적 불안과 트라우마를 시각적으로 암시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차민하의 'area'는 단순한 물리적 공간을 넘어 개인의 내면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상징적 장소로 기능한다. 그녀의 작품은 각기 다른 방을 통해 다양한 감정 상태를 시각적으로 드러내며, 관객이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투영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작가에게 작업은 곧 현대인의 복잡한 내면과 현실 세계의 경계, 그리고 다양한 감정과 생각이 교차하는 지점을 기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