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iation in Space

서문Variation in Space2018. 8. 1.

범어아트스트리트는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다양한 장르의 예술들이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공존해 온 공간이다. 이러한 장소성에 기인하여 범어아트스트리트가 갖추게 된 특성 중 하나는 각각의 역할을 통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에 있다. 시민과 예술, 그리고 예술인들은 각자 보여줌과 봄(보임) 또는 무관심이나 지나침과 같은 역할을 통해 범어아트스트리트라는 거리가 일반적인 거리가 되기도 하고, 예술을 향유하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Variation in space 공간의 변주〉는 이렇게 범어아트스트리트가 가지는 특이하고 특별한 특성에 주목하여 기획되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전시와 공연이라는 두 가지 형태로 진행된다. 각각의 분야를 통해 참여하는 예술인들은 범어아트스트리트라는 공간과 특성을 해석하여 새로운 형식으로 보여주고 이와 더불어 시민들은 관람과 참여를 통해 범어아트스트리트를 함께 연주한다.

찰리한 찰리한의 작업은 어느 한 장소에서만 완성된 기하학적 형태를 발견할 수 있다. 관객들은 바삐 지나다니는 길목에서 필연적으로 작품을 마주하게 되고, 자신의 위치에 따라 보이는 이미지와 흩어지는 이미지를 접하면서 작품에 참여한다. 

정전 과거의 ’井(정)’은 우물로써 곧 생명과 직결되는 생활의 필수 요소였다. 현재의 ’#(샵)’은 해쉬태그를 나타내며, SNS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오늘날 생활의 필수 요소가 되었다. 과거의 井과 현재의 #은 전통과 현대라는 유기적이지만 지속적으로 변화되어 발생한 간극을 상징한다. 이러한 간극을 숭례문과 뉴 미디어 기법을 통해 시간과 공간 그리고 장소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정유지 정유지의 작업은 겹겹의 색과 획을 담고 있지만, 지워지고 비워지는 과정의 풍경과 중첩된 이미지들은 일차적으로 공간을 들어선 관자의 감각을 촉발시킨다. 이어 풍경을 걷어냄과 재조합하는 관자의 행위는 작가의 기억이 아닌 관자의 기억으로 치환된다.

이소려 이소려는 존재의 근원에 대한 탐구에서 작업이 시작된다. 각자가 모두 다른 존재적 형태를 영위하는 것에 대해 시간의 조각들을 통해 가시적으로 드러내 보이며, 그들이 다시 시간의 출발점으로 돌아가는 유한적 존재라는 사실들이 어떠한 변화를 주고 영향을 받는지 이야기 하고자 한다.

박창서 범어아트스트리트의 정방형의 스페이스를 분석하여 규칙과 변화를 시각적으로 나타낸다. 박창서는 점차 커져가는 혹은 작아져가는 이미지와 말아놓은 비닐들로 공간성과 시간성의 유기적 변화를 보여준다. 이러한 그의 작업은 ‘음악’이라는 요소를 사운드 없이 시각적으로 이끌어낸다.

김대기 김대기는 기억이 선택하는 사건들에 흥미를 가진다. 기억이 사건을 변형 없이 기록하는지 또는 분실된 기억은 어떻게 다른 기억들과 연결되어 완전한 이야기로 구성되는지를 관찰한다. 이러한 수많은 이미지 중 각인되어 있는 이미지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기억에서부터 작업은 시작된다. 

김찬우 〈방구방〉은 작가가 그동안 모아온 방귀로 구성된다. 어제까지는 입에서 함께 했던 추억이 오늘의 방귀로 사라져 가는 모습에 집중한 그는 매일매일 핸드폰에 방귀소리를 모아왔다. 이번 전시는 이미 공기 속으로 사라진 방귀를 〈방구방〉으로 다시 불러오려 한다. 이를 통해 공기 속으로 사라진 자신의 시간을 관객과 함께 느껴보고자 한다.

Yall 범어아트스트리트와 같은 지하도는 일종의 인공 동굴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에 주목한 Yall은 과거 인류의 시원적 시선과 현대 인류의 시선에 대해 질문한다. 지하철역을 지나는 현대인들의 습관적 행위를 비추어 그림자가 맺히도록 한다. 그것을 ‘현상’으로서 제시한다.

나인주 나인주의 작업과 조우하는 순간, 관객은 다른 세계에 발을 내딛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그 공간은 실제의 공간이며 늘 그곳에 존재했던 곳이다. 이것은 우리의 지각능력이나 판단능력이 얼마나 불안정한 것인가를 보여주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불안정이 오히려 감각적 쾌락을 가져다준다.

지하도에서 예술을 연주하다

범어길프로젝트Ⅱ ‘Variation in space(공간의 변주)’

지난 5월부터 범어아트스트리트가 새롭게 선보인 범어길프로젝트Ⅰ(1부-위로전, 2부-쉼전)이 7월 31일 부로 시민들의 큰 관심과 참여 속에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이 후 8월 9일(목)부터 10월 28일(일)까지는 ‘음악’을 주제로 한 전시, 공연, 시민참여이벤트 등 범어길 프로젝트Ⅱ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스테어스라는 예술기획단체의 박천 대표가 맡아 진행하였다. 박천은 2010년 대구‧경북 7개 미술대학 연합전시 ‘YA!놀자‘를 기획했으며, 이 후 2017 대구권 미술대학 연합전 Power-Packed, 시안미술관의 ’보통의 시선展‘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하였다.

이번 범어길프로젝트Ⅱ의 주제는 ‘보고 듣는 범어’이다. 이는 유네스코가 선정한 음악창의 도시 대구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킴과 동시에 시민들에게 시각예술과 공연예술이 한데 묶여 ‘음악’이라는 공통된 주제로 융화되어 더욱 다채로운 예술을 선보이고자 구성되었다. 범어아트스트리트의 공간 속에서 작품들과 함께 호흡하다보면 마치 이곳이 변화무쌍한 변주곡처럼 느껴질 것이다. 특히 공연예술은 지하도 스트리트에서의 공연뿐 아니라 시각예술이 설치된 스페이스를 넘나들면서 전시와 연계한 새로운 형식의 공연으로 시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 Variation in space(공간의 변주)는 김대기, 김찬우, 나인주, 박창서, 이소려, 정유지, 정전(팀), 찰리한, Yall까지 총 9명(팀)의 전시와 극단만신, 히트, VIVA 3팀의 공연으로 꾸려진다. 이 밖에 시민참여이벤트도 이루어지는데 전시에 참여하는 이소려 작가의 ‘내가 사는 도심 속 시간’ 이라는 제목으로 작가가 관람객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관람객은 작품의 의도를 이해하며 작가의 창작 과정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다. 또한 오프닝 행사에서는 공연 참여단체의 다채로운 공연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범어아트스트리트는 범어길프로젝트의 회가 거듭될수록 한 장르로 편향되지 않는 다양한 장르의 예술이 시민들과 더욱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호흡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예술들이 하나의 주제로 함께 시도되고 실험될 수 있는 공간으로 다져지길 기대해본다.